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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인간형 : Furtwangler – Toscanini

밑에 폴리니에 관해 쓰면서 제가 30여년간을 폴리니빠로 지내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같은 기간 동안 결국 이해하기를 포기한 것 중 하나가 토스카니니의 연주, 혹은 그의 연주에 대한 열광입니다. 처음 음악 들을 때 거의 비슷하겠지만 SP, 혹은 모노 녹음에 대한 ‘혐오감’을 극복하는게 쉽지 않지요. LP나 카셋트를 들으면서 도리없이 귀에 들어오는 판이 튀는 잡음, 히스노이즈 때문에 ‘아, 나중에 돈 좀 벌면 반드시 스튜디오 마스터 테입을 구해 들으리라’ 하는 다짐을 열심히 하던, 하이파이 스테레오 LP의 사운드조차 성이 안차던 그때 50년대 이전 연주는 음악하고 상관없는 ‘복고취향’으로 치부하고는 아예 몇년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푸르트뱅글러의 에로이카를 듣게 되었지요. 물론 그전에 30-40년대 연주를 아예 안들은건 물론 아니고 발터, 토스카니니, 멩겔베르크 등의 연주는 드문드문 들을 기회가 있었지만, 이 연주들이 저한테는 별다른 감흥을 준 바가 없었기 때문데 굳이 찾아들을 노력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게 아마 사실에 근접한 얘기일 겁니다. 푸르트뱅글러의 연주는, 다르더군요. 이전에 듣던 30, 40년대의 다른 연주들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의 연주회는 다른 ‘일반’ 연주회와는 달리, 당대 최고의 녹음기술이 투입된 녹음들이므로 아마 음질의 효과도 완전히 부인하기는 힘들겠지요. 아무튼 그의 베에토벤 교향곡 전집이 막 20줄에 접어들던 저한테 끼친 총체적인 영향은 ‘呪縛’이라는 표현이 아마 들어맞는 표현이겠습니다.

아, 이유가 있었구나 싶어 다시금 토스카니니, 클렘페러, 발터, 크나퍼츠부쉬, 멩겔베르크, 크라우스 등을 이번에는 집요하게 찾아 듣기 시작했습니다. 만, 결과는 푸르트뱅글러가 원앤온리. 다른 지휘자들은 전에 들으며 가졌던 인상에서 거의 한발짝도 더 내디뎌지질 않더군요.

이후 음악을 들어오면서, 주위에 음악을 듣는 분들과 교우하면서, 나이를 들면서 하나씩 느끼면서 이해하게 되는 사실은, 절대적인 가치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결국은 나와의 상관관계, 나의 가치관이 상대를 결정한다는, 비교적 소박한 결론입디다.

최근에 본 영화 중 토스카니니 말년의 대화를 그의 아들이 기록한 녹음을 토대로 만든 “Toscanini in his own words”란 영화가 있습니다. 일체의 인터뷰나 전기를 인정하지 않았던 토스카니니였기에, 아마 그의 장남인 월터가 부친의 역사적인 기록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녹음한 내용이었던것 같고, 제 생각엔 가감없는 토스카니니의 대화가 맞으리라고 생각되더군요. 이 영화는 그에 대한 제 견해가 아마 적어도 저한테는 틀림이 없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 점에서 유익한 영화였네요. 그가 연주하는 음악이 저한테 어필하지 못하는 이유를 직접 그의 입을 통해 들은 셈인데, 그에게는 오로지 음악만이 절대적이고 유일한 가치였다는게 아마 그 이유인듯 합니다.

어떤 책인지는 지금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바로 이점을 언급한 책이 생각나는군요.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께 십계명을 받는 그 장면을 보게 된 어떤 이가, 그 불길과 우뢰와 구름이 어우러진 광경이 이 세상에서 본 어떤 것보다 아름답더란 감상만을 가졌다고 합시다. 도대체 모세와 하나님의 소통이 자리할 곳은 어디일까요 ? 인류역사상 유례없을, 이 우주적인 순간에, 오직 그 스펙터클에 눈과 귀를 뺏긴다… 얼마나 초라한 얘기인지요.

위에 제목을 두 인간형이라고 붙인게 푸르트뱅글러와 토스카니니를 한번 비교해보기 위함이었으므로, 두 분이 어떻게 다른 지를 생각나는 대로 몇가지 짚어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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