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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zart – Violin Sonatas _ Perlman, Barenboim

나이 들어서 새로운 곡을 favorites로 편입시키기가, 아마 경험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요 ?! 이미 좋아하는 곡들, 확인된 곡들이 그 자리를 찾기까지 얼마나 까다롭고 까탈스러운 제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정말 보통 일이 아닙니다 ! 모짜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우리 세대에서 보통 그렇듯이, 하스킬과 그루미요(보통 이 순서지요)의 필립스반, 중에서도 단조 곡들이 저한테도 익숙하고, 가끔씩 생각나면 꺼내 듣는 정도였지요.

최근 아이팟에 넣고 듣는 음악이 펄만과 바렌보임이 연주한 이 바이올린 소나타 전집과 스캇 로스가 연주한 스칼랏티의 쳄발로 곡들인데, 모짜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에서 들을수록, 새록새록 깊은 맛을 느낍니다. 저도 싫증을 쉽게 내는 편이라 어떤 곡을 지속해서, 오랜 기간을 듣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 경우에 속하거든요. 한 두어달을 들으면서도 바꾸지 않고 계속 듣게 만드는, 그것도 새로운 면모를 계속 발견하게 해주는 작품, 연주는, 제게 정말 오래된 기억에 속하는 경험이군요.

특이하게도 곡이 너무 좋아서 함께 넣고 다니는 무터나 골드버그의 연주에 대해서는 같은 얘기를 하기가 힘듭니다. 즉, 펄만과 바렌보임의 연주가 그만큼 탁월한거겠지요.

어떤 점에서 그렇게 탁월한가…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피아니스트인 두 양반의 기교나 해석, 음악성에 대해서 따로 언급할 점은 없겠지요. 조율된 피아노가 아닌, 손가락으로 짚어서 잡아야 하는 음계를 어떻게 그렇게 문자그대로 한소절 이완된 곳 없이 정밀하게 잡는지, 운궁 각도를 어떻게 모든 음표에 적응해서 그렇게 균일하고 균형잡힌 소노리티를 이뤄내는지,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점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비브라토를 절제하면서 정갈하고 감칠맛 있는 음색을 뽑아내는지… 열거하자면 참으로 많겠지마는 ;

제게 놀랍게 다가온 이들 듀오의 탁월한 점은 “業報”에서 해방된 듯한 (free from karma) 느낌입니다 ! ‘도대체… 먼 소리…’ 당연한 반응이겠지만, 특히 펄만의 모짜르트 연주는 제게는 그의 다른 연주들과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어쩌면 이점은 연주하고 있는 곡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크겠지요. 아마 음악사상 유일한 karma-free 작곡가는 모짜르트 밖에 없을테니까요. 문제는 곡이 그렇다고 과연 모든 연주가 그걸 드러내 줄 수가 있는가 일텐데, 저는 그럴 가능성은 아마 상당히 희박하다고 봅니다.

거의 모든 음악은 작곡가의 심상의 표출이고, 일정한 음악적인 성과를 거둔 곡의 최종 메시지는 그의 영혼지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때 唯識불교 관련 책들을 보면서 건진 것 중 하나가 6식을 넘어선 7식, 8식의 발견이 대승불교의 핵심이라는 것이고, 팔만대장경이 8식(alaya식)에 대한 거대한 주석이라고 하는 분까지 있을 정도로 불교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압니다. 저는 좌선삼매를 통하지 않고 맨정신으로, 감각을 통해서 이 8식과 접할 수 있는 수단이 아마도 유일하게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탄트라나 요가를 수단으로 꼽는 분들도 있고, 아마 맞을 가능성도 많겠지만요).

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곡들을, 음악사가들이나 음악을 이해하는 분들이 대개 암묵적인 동의는 하면서도 막상 “왜”에 대한 설명에는 궁한 경우를 흔히 봅니다만, 저는 명쾌하게 바로 위의 역할을 해주는 극소수의 곡들이 바로 음악사의 정점을 차지하고 있는 곡들이라고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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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Mozart, Music
  1. 이현식
    8월 26, 2010 8:04 오전

    저도 몇년전에 사놓기만 하고 아직 안들어본 음반이네요. 저도 그뤼미오와 하스킬의 연주로만(저는 이 순서..^^;) 주로 들었었지요.

    바렌보임과 펄만, 어쩌다보니 우리나라 통신동호회에서는 함부로 좋아한다고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되었지만, 저는 좋아합니다.

  2. 8월 26, 2010 11:32 오후

    “함부로 좋아한다고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 ?! 진짜 몰라서 여쭙는데, 이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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